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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끝에 흐르는 춤 - 쌍검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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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노트  ​

나는 조선시대 화가 가운데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특히 좋아한다. 그들의 그림에는 왕이나 이름난 인물만이 아니라,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 일을 하는 사람들, 춤추고 노래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문득 궁금해진다.그림 속 저 사람은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에서 나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 속 인물들을 비스크 인형으로 다시 만들어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면의 그림 속에 남겨진 옷차림과 몸짓, 표정을 살펴보고, 그 시대의 복식과 생활문화를 조사하여 한 사람의 입체적인 모습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쌍검대무》 역시 그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신윤복의 그림 속 두 무희는 양손에 검을 들고 서로 마주한 채 춤을 춘다. 화려한 옷자락과 검의 움직임, 두 사람 사이에 만들어지는 긴장감은 정지된 한 장면임에도 춤의 앞뒤 동작을 상상하게 한다.
나는 이 그림 속에 멈추어 있는 순간을 인형으로 옮기고 싶었다. 그림에 묘사된 모습을 출발점으로 삼되, 당시의 쌍검무와 복식에 관한 자료를 함께 살펴보며 그림 밖에 존재했을 두 무희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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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 References
쌍검대무(0001).jpg
신윤복, 《쌍검대무(雙劍對舞)》, 《혜원전신첩》 중, 조선 후기, 간송미술관 소장
1. 신윤복의 《쌍검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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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검대무(雙劍對舞)》는 신윤복의 풍속화첩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작품으로, 두 명의 무희가 각각 양손에 검을 들고 서로 마주하여 춤추는 장면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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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무희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교차하는 시선, 길게 뻗은 검과 휘날리는 옷자락은 정지된 그림 속에서도 춤의 흐름과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주변의 악사와 구경꾼까지 함께 묘사되어 있어 조선 후기 검무가 연행되던 공간과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각자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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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쌍검대무》는 이 그림을 직접적인 모티브로 삼아, 평면 속 두 무희의 모습을 입체적인 인형으로 재구성하였다.
2. 조선 후기의 여성 쌍검무
검무는 오랜 역사를 지닌 춤이지만 조선 후기에는 기녀들이 검을 들고 추는 형태가 널리 연행되었다. 특히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 제작된 풍속화와 기록에서는 두 명의 여성이 서로 마주하여 춤을 추는 대무(對舞)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신윤복의 《쌍검대무》 역시 이러한 조선 후기 여성 검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회화자료이다.
검무는 이후 궁중 정재로도 수용되면서 보다 정형화된 춤으로 발전하였다. 의궤와 『정재무도홀기』 등에 남아 있는 기록은 검무의 구성과 동작, 대형이 어떻게 변화하고 전승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다만 신윤복이 그린 쌍검대무와 후대에 정형화된 궁중의 검기무를 동일한 춤으로 보기보다는, 조선 후기 검무가 다양한 공간에서 연행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로 함께 살펴보았다.

3. 그림 속 두 무희의 복식
평면의 그림을 인형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그림에 보이는 모습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구성해야 한다.
신윤복의 그림에 묘사된 저고리와 치마, 겉옷, 머리모양과 색채를 기본으로 삼고, 동시대 여성복식과 기녀 복식에 관한 회화 및 복식자료를 함께 살펴보았다.
특히 그림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옷의 뒷모습과 전체적인 구조, 치마의 폭과 착장 형태 등은 동시대 자료를 참고하여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였다.
이는 원작을 그대로 복제하는 작업이라기보다 신윤복이 남긴 시각적 기록을 출발점으로 그림 밖의 모습을 상상하고 고증하여 완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4. 쌍검의 형태
신윤복의 《쌍검대무》에 등장하는 검은 오늘날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짧은 검과 달리 비교적 길고 곧은 형태로 묘사되어 있다.
조선 후기의 다른 검무 회화자료와 후대의 기록을 함께 비교하면 시대에 따라 검의 길이와 형태에도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에서는 신윤복의 그림 속 검의 비례와 형태를 우선적인 기준으로 삼아 두 무희가 각각 두 자루의 검을 들었을 때 원작과 유사한 시각적 균형이 만들어지도록 인형의 크기에 맞추어 제작하였다.

5. 기록으로 보는 검무
회화자료와 함께 문헌에 남아 있는 검무의 기록도 살펴보았다.
조선 후기 문헌에는 여성들이 검무를 추었다는 기록이 나타나며, 이후 궁중에서 검무가 정재로 수용되면서 『진작의궤』·『진찬의궤』·『진연의궤』 등의 의궤에도 관련 기록과 도상이 남게 된다. 한말의 『정재무도홀기』에는 검기무(劍器舞)의 춤사위와 진행방식이 기록되어 있어 후대 궁중 검무의 구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러한 문헌과 회화자료는 신윤복이 포착한 한순간의 춤을 넘어, 그 앞과 뒤에 이어졌을 움직임을 상상하고 작품의 자세와 구성을 결정하는 데 참고자료가 되었다.
​참고문헌
  1. 신윤복, 《쌍검대무(雙劍對舞)》, 《혜원전신첩》, 간송미술관 소장.
  2. 『노가재연행록(老稼齋燕行錄)』, 1712.
  3. 조선왕실의 『진작의궤』·『진찬의궤』·『진연의궤』 중 검무 관련 기록.
  4.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 중 검기무 관련 기록.
  5. 조선 후기 여성 검무 및 검무 도상 관련 연구자료.



제작 과정

01. 원작 분석과 스케치
​《쌍검대무》의 두 무희에는 [수지]와 [혜정] 헤드를 사용하였다. 서로 다른 얼굴의 헤드를 사용하여 각각의 인물성을 살리면서도, 두 무희가 하나의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페인팅의 색감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하였다. 헤드는 포슬린 슬립으로 캐스팅하여 비스크로 소성하고, 차이나 페인팅과 반복 소성을 통해 얼굴을 완성하였다. 이후 쌍검무의 동적인 자세를 표현할 수 있도록 관절형 바디와 결합하였다.
쌍검혜정.jpg
헤드몰드  '혜정' 3차 채색 후
쌍검_수지.jpg
혜드몰드 '수지'4차 채색 후
02. 복식 패턴과 의상 제작
​​신윤복의 《쌍검대무》에 묘사된 두 무희의 복식을 바탕으로 1/4 스케일의 패턴을 구성하고 의상을 제작하였다. 겉으로 드러나는 저고리와 치마, 전복뿐 아니라 속옷부터 전체 착장 순서를 고려하여 각각의 구성품을 별도로 제작하였다.
작은 크기에서도 실제 한복의 겹쳐 입는 구조와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도록 원단의 두께와 패턴의 비례를 조절하였다. 특히 춤을 추는 인물인 만큼 치마의 풍성함과 전복의 움직임이 포즈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원작의 인상을 살릴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 복식 구성 : 가슴가리개 · 속바지 · 무지기치마 · 버선 · 치마 · 저고리 · 전복 · 전대
저고리_패턴.jpg
18C  복식자료 참고하여 패턴 제작
치마 / 저고리 배색 및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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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1(수지): 연두 저고리, 홍색 치마, 장색 깃, 흰색 끝동, 검정전복(홍색 안감). 청색 전대
인형2(혜정): 녹색 저고리, 청색 치마, 장색 깃, 흰색 끝동, 검정전복(홍색 안감). 청색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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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은 모두 숙고사로 하였다
쌍검복식.jpg
속옷 (가슴가리개, 속바지, 무지기치마, 버선)
쌍검복식.jpg
차마, 저고리
쌍검복식.jpg
전복, 전대
03. 복식 제작
​신윤복의 《쌍검대무》를 바탕으로 두 무희의 자세와 시선, 검의 방향, 복식의 색채와 전체적인 구도를 분석한다. 평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옷의 뒷모습과 인체의 자세는 동시대 자료를 참고하여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04. 쌍검 및 소품 제작
​쌍검
윤복의 《쌍검대무》를 바탕으로 두 무희의 자세와 시선, 검의 방향, 복식의 색채와 전체적인 구도를 분석한다. 평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옷의 뒷모습과 인체의 자세는 동시대 자료를 참고하여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쌍검_지브러쉬.jpg
Zbrush를 이용하여 신윤복 그림의 쌍검 모델링
쌍검.jpg
신윤복 그림과 비슷한 모양의 장식술을 달아줌
05. 헤어, 세부 장식
​신윤복의 《쌍검대무》를 바탕으로 두 무희의 자세와 시선, 검의 방향, 복식의 색채와 전체적인 구도를 분석한다. 평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옷의 뒷모습과 인체의 자세는 동시대 자료를 참고하여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쌍검가체1.jpg
기본 쪽머리 가발을 만들어 준 후 실크 생사를 연결하여 가체를 제작해준다.
쌍검가체2.jpg
최대한 그림속의 가체와 비슷하게 제작
쌍검_전모.jpg
펠트로 전모를 만들어준후 공작털, 수술등을 달아준다.
전시이력

2023. 10. 3 ~ 10. 8 제 1회 정기작가전 < 비스크, 전통을 입다 >
2023. 11. 28 ~12. 4 제1회 한국아트돌작가협회전 < 비스크돌 이야기 >
2026. 8.5 - 8.8  < 결 > - 비스크로 남겨진 시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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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후기